대한민국 인디씬의 신화, 범우주적 힐링의 아이콘
스탠딩 에그가 대망의 정규 5집 [DRAMATIC]으로 돌아왔다.
2014년 12월 정규 4집 [US] 이후로 미니앨범과 싱글, OST등의 작업을 이어 오던 스탠딩 에그가 약 3년 만에 작심하고 정규 5집 [DRAMATIC]을 발표했다. 앨범 제목 그대로 극적이고 감동적인 4곡의 신곡들을 포함해 지금까지 발표됐던 히트곡들이 총망라된 이번 앨범은 지난 3년간 스탠딩 에그의 모든 것을 담은 ‘정수’이자 감히 그들의 스탠딩 에그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스탠딩 에그 팬들 사이에는 겨울에 발표하는 스탠딩 에그의 앨범들은 전부 명반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수록된 10곡 중 특히 타이틀곡인 ‘별의 조각’은 국내 인디 뮤직은 그저 말랑말랑하고 간지러운 음악들뿐일 거라는 편견을 한 방에 날려버릴 정도의 따뜻한 위로와 깊은 감동을 전해준다.
1. 네 생각 나더라
올 봄에 발표한 미디엄 템포의 곡으로 수줍은 고백, 새로운 사랑에 대한 설렘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언제부터인가 아침에 눈 뜰 때마다 네 생각 나더라'는 로맨틱한 가사와 에그 2호의 보드라운 음색은 노래를 듣는 사람들의 연애세포마저 다 깨울 듯 상쾌하면서도 달콤하다.
2. 별의 조각
이번 앨범의 타이틀곡으로 스탠딩 에그가 왜 국내 음악씬에서 대체 불가능한 존재인지를 여실히 느끼게 해주는 감동적인 힐링송이다. 90년대 R&B 팝 발라드를 연상시키는 이 곡은 아름다운 멜로디에 Boyz II Men 혹은 All for One을 연상시키는 풍성한 화음과 노래 전체를 감싸는 오케스트라의 드라마틱한 전개도 일품이지만, 따스한 에그 2호의 목소리와 그 안에 담긴 감동적인 가사 - ‘우리 모두가 별을 닮은 존재들이니까 혜성이 하늘을 가로지르듯 이 세상에 우리 만의 작은 흔적을 남기자’는 위로의 메시지야 말로 이 노래의 백미다. 이 노래를 듣는 이들은 아마도 스탠딩 에그의 다른 곡 ‘VOICE’ 만큼 혹은 그보다 더 감동의 여운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3. Love or Like (with 휘인 of 마마무, JISIM)
펑키한 그루브와 팝적인 멜로디가 돋보이는 이 곡 역시 이번 앨범의 필청 트랙. 스탠딩 에그가 가장 잘 다루는 주제 중 하나인 ‘썸타는 남녀의 설렘’을 담은 곡으로 마마무의 휘인이 다시 객원보컬로 참여해 그녀의 가창력과 표현력을 유감 없이 들려주는 한편, 후반부에는 JISIM의 랩이 가세하며 절정을 이룬다. 고태영(guitar), 길은경(Keyboard), 고신재(Bass), 정동윤(drum), 김현아, 강태우(chorus) 등 국내 최정상의 세션맨들이 들려주는 완벽한 연주력 또한 이 곡의 감상 포인트.
4. 여름밤에 우린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는 스탠딩 에그의 대표곡이자 2016년 그들의 존재를 이 세상에 각인시키며 처음으로 스탠딩 에그에게 국내 음원차트 올킬 기록을 안겨준 곡. 풍성한 코러스, 세련되고 로맨틱한 분위기 등 90년대 미디엄 템포 R&B 팝송을 연상시키는 곡으로 이번 앨범을 관통하는 R&B적인 색채를 미리 감지하게 해줬던 곡이다.
5. 뚝뚝뚝 (with 예슬)
콜라보마다 스탠딩 에그와 최고의 캐미를 선사했던 객원 보컬 이예슬이 보컬로 참여했다. 비를 기다리는 마음으로 떠나간 사람이 돌아오기를 기다린다는 아련한 가사를 감미로운 Urban R&B 스타일로 풀어낸 곡이다. 2016년 여름에 발표되어 국내 다수의 음원 차트에서 ‘초상위권’에 랭크 됐던 스태딩 에그의 또 다른 히트 싱글이다.
6. 너라면 괜찮아
어쿠스틱 기타와 포크팝 사운드로 대변되는 초창기 스탠딩 에그의 음악 스타일을 들려주는 곡으로, 올 여름 발표되어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았던 곡이다. 사랑에 빠지게 되면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자신만의 까다로운 기준들을 바뀌기도 하고, 예전에는 싫어하던 일들이 좋아지기도 한다는 달콤한 사랑 고백을 표현한 곡이다. 스탠딩 에그가 늘 비슷비슷한 음악을 만든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지만 이 곡을 듣다 보면 역시 국내에 스탠딩 에그만큼 이런 음악을 잘 만드는 팀이 있을까 싶은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7. 오늘 밤은 (with JISIM)
이 곡 역시나 90년대 R&B 스타일의 로맨틱한 곡으로 스탠딩 에그가 이름을 숨기고 ‘ripply’라는 이름으로 발표했었던 곡을 수정하고 리믹스하여 수록했다. 폴 잭슨 쥬니어를 연상시키는 몽글몽글한 기타 톤과 지심의 나즈막한 랩은 늦은 밤 조명을 낮추고 듣기에 제격이다.
8. 바보야 (with 이해리 of 다비치)
문자 그대로 ‘드라마틱’한 발라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여성 보컬리스트 이해리가 엄청난 가창력을 선보이는 곡으로 지난 10월에 발표 되어 각종 차트 상위권에 랭크되는 등 많은 이들에게 사랑을 받았다. 압도적인 스케일의 오케스트라와 이해리의 애절한 목소리가 어우러져 듣는 이들에게 ‘소름 끼치는’ 경험을 선사한다.
9. 사랑의 계절 (with 예슬)
이번 앨범에 수록된 신곡 중 한 곡으로 허스키함과 청아함이 공존하는 예슬의 독보적인 음색과 어쿠스틱 기타 만으로 이루어진 포크 발라드다. 스탠딩 에그의 숨겨진 ‘띵곡’들인 ‘너는 알고 있을까’, ‘첫눈이 오면’ 등을 연상시키는 곡으로 아련한 정서가 겨울에 굉장히 어울리는 곡이다.
10. 널 사랑했을까
레트로 R&B 스타일의 곡으로 에그2호의 팔세토 창법과 클래시컬한 오케스트라 편곡이 굉장히 따스하게 다가온다. 스태딩 에그의 앨범은 항상 ‘마지막곡이 명곡’이라는 말이 있듯이 이 곡 역시나 여운이 길다.
‘너를 사랑한 만큼 아파야만 한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널 사랑했을까? / 너를 미워해야 하는 만큼 이 아픔에서 벗어난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널 사랑했을까?’ 라는 스탠딩 에그 특유의 시적이면서도 공감 100%의 가사가 마음에 오래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