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艺人
Happy Valley
语种
韩语
厂牌
TSNcompany
发行时间
2012年12月02日
专辑类别
录音室专辑

专辑介绍

[Happy Valley]가 들려주는 만남의 소리: 첫 앨범 [Happy Valley]를 듣고

아마추어로 피아노를 연주하면서 현악기를 연주하는 분들에 대해 부러운 점이 있습니다. 먼저 대부분의 현악기는 들고 다닐 수 있어 기동성이 좋습니다. 따라서 어디에서든 라이브 연주가 가능하죠. 사랑하는 이가 사는 2층집 창 밖에서 사랑의 세레나데를 울릴 수 있습니다. 또 연주자와의 거리가 무척이나 가깝습니다. 기타 연주자는 기타를 품 안에 놓고 연주하고 베이스 연주자는 때때로 악기와 깊은 포옹을 합니다. 악기와 연주자의 물리적 거리가 가까우니 심리적 거리도 가깝게 느껴집니다.

이런 외연적 차이 외에도 현과 피아노는 아주 중요한 차이점이 있습니다. 바로 소리입니다. 제게 현은 '세밀함'이라는 의미로 다가옵니다. 현악기의 음은 음표 하나 하나를 표현해 내는 것은 물론 음표들 사이의 수많은 음들을 재현해 내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슬라이딩 주법은 한 지점에서 다른 지점으로의 연속성을 표현하는 능력을 발휘합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실험적인 피아노 연주자들은 건반을 두드려 연주하는 것을 넘어 피아노 현을 직접 만져가며 새로운 소리를 만드는 시도를 하는 게 아닐까 합니다.

해피 벨리 (Happy Valley)의 첫 앨범 [Happy Valley]는 이런 현악기의 강점과 아름다움을 잘 표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아름다움은 서로 다른 고향에서 온 두 악기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하나는 한반도 (가야금), 다른 하나는 유럽 (기타) 태생이지요. 이렇게 보면 Happy Valley는 연주자들이 활동하고 있는 미국 북동부의 도시일 뿐 아니라 서로 다른 시공간을 여행한 두 소리가 만나는 행복한 마을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첫 곡 [Merry-go-round]는 한가로운 오후의 왈츠입니다. 쿵짝짝, 쿵짝짝 여유 있게 박자를 따라가면서 우우우~ 허밍을 하다 보면 회전목마 타던 어릴 적 놀이동산이 나타납니다. 내 옆자리 목마에는 가장 소중했던 친구가 타고 있지요. 쿵짝짝, 쿵짝짝. 기타의 열린 메이저 화음은 하늘로 날아갈 것 같았던 그 시절 아이의 마음을 표현해 주지만 가야금 줄의 흔들림은 이젠 다시 돌아갈 수 없는 아련한 추억을 전해주는 듯합니다.

둘째 곡 [양청도드리]는 여섯 번째 곡 "Silk & Bronze"와 함께 국악의 요소를 많이 가미한 곡 입니다. 천년만세 중 한 곡인 양청도드리는 풍류음악 가운데 속도가 가장 빠른 곡에 속합니다. 양청도드리의 선율과 장단을 발전시켜 나가며 두 연주자는 하나의 음악을 만들어 냅니다. 기타가 양청도드리의 첫 선율로 도입부를 리드하고, 분위기가 전환되는 중간 부분에서부터 가야금이 바통을 이어받아 테마를 표현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지요. 이때 기타는 전형적인 4박자 아르페지오로 가야금을 돕습니다. 마지막 부분에서는 기타와 가야금이 자기 색깔을 내면서 서로 주거니 받거니 하며 자기 소리를 뽐냅니다. 다른 소리를 기다리기도 하고 서로의 아름다움을 위해 자신의 색깔을 일부러 덜 드러내기도 하며, 때로는 자기 음색을 마음껏 발산하는 곡이라 할 수 있습니다.

[새타령]은 마지막 곡 "탱고 (A Tango)"와 함께 앨범에서 가장 신나는 곡입니다. 가야금은 기타의 아르페지오와 같이 배경 화음을 만들어 냄과 동시에 차분한 멜로디를 연주합니다. 이때 기타는 활기찬 리듬을 불어넣어 연주의 긴장감을 살리는 역할을 하죠. 기타의 도움과 함께 자칫 밋밋해지기 쉬운 멜로디에 입체감을 더해주는 건 울림과 떨림이 강한 가야금 소리를 한껏 살린 주법입니다.

해피 벨리는 보컬을 넣어 편곡해도 좋을 것 같은 네 번째 곡 [My Sunshine]을 전체 앨범의 쉬어가는 곡으로 삼았습니다. 공연의 인터미션 (intermission)과 같은 느낌을 주는 이 곡은 무료함마저 따뜻함으로 녹여내는 오후 햇살을 받으며 들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다음의 [Away in a Manger]는 "그 어리신 주 예수"로 번역되어 있는 곡입니다. 연주를 들으며 아기 예수의 탄생이라는 기독교적 의미와 함께 떠오른 것은 동방으로부터 예물을 가지고 온 박사들이었습니다. 그들이 생명을 잃을지 모른다는 위험을 무릅쓰고도 길고 긴 여정을 마다하지 않은 것은 아기 예수를 만나기 위한 것이었죠. 하지만 그 만남은 화려하고 시끄럽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차분한 교감의 순간이었습니다. 그 평화로운 만남이 기타와 가야금 선율로 표현됩니다.

여섯 번째 곡 [Silk & Bronze]의 문은 기타가 엽니다. 이내 두 악기가 같은 멜로디를 연주하는 파트를 지나 화음부로 나아갑니다. 전체 곡의 구조는 수미상관(首尾相關)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도입부에서는 기타가 문을 열어주고 가야금이 같이 하는데, 마지막에는 가야금이 길을 터주고 기타가 합류하는 식이지요. 기타가 가야금이 되고 가야금이 기타가 되어 휘돌아 나가는 곡이라고나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실크는 가야금 줄의 대표적 소재이고 브론즈는 어쿠스틱 기타줄의 대표적 소재입니다. 이렇게 보면 곡의 제목에서 쓰인 "&"는 단순히 두 악기가 같이 쓰였다는 의미가 아닌 것 같습니다. 두 악기가 함께 할 때 "Silk & Bronze"라는 새로운 악기가 탄생하는 것이죠.

마지막 곡 [A Tango]는 원테이크 앨범(여러 트랙을 순차적으로 녹음하지 않고 라이브 형식으로 녹음한 앨범)의 묘미를 강하게 느낄 수 있는 곡입니다. 처음 제목을 보았을 때 "가야금으로 탱고를 연주하면 좀 어색하지 않을까?"라는 의문이 있었습니다만 기우였습니다. 기타와 가야금은 노련한 댄싱 커플이 되어 열정의 탱고를 멋지게 소화합니다. 기타에서는 사랑에 저돌적인 남성의 느낌이 가야금에서는 불 같은 사랑 속에서도 깊은 슬픔을 간직한 여인의 감성이 배어나는 곡이기도 합니다.

일곱 곡의 짧은 여정이지만 [Happy Valley]는 만남과 영원이라는 메시지를 전합니다. 그러고 보니 첫 곡 [Merry-go-round]가 표현하는 회전목마는 원형이고, 마지막 곡 [탱고]는 두 사람이 만나야만 가능한 춤의 장르네요. 기타와 가야금 소리가 친구가 되고 시작도 끝도 없는 영원의 음악을 만드는 Happy Valley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만남은 행복이니까요.

글 김성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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