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질감을 노래하는 싱어송라이터 위수 새 EP [영원의 순간]
어느 날 세상에 영원한 건 없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어요. 약간 비관적으로.
내가 좋아하던 카페가 어느 날 갑자기 문을 닫고,
내가 좋아하던 술집의 단골 메뉴가 사라지고,
그토록 좋아하던 사람의 마음도 변하더라구요.
원래 모든 순간들은 그냥 찰나의 순간으로 지나칠 뿐이잖아요.
그런데 어떠한 순간을 그냥 지나치지 않고,
내가 기억하고 간직하고 있으면 그건 순간이 아니라 영원한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비록 아주 짧은 순간들일지라도 내 마음 속 영원한 기억이 되는 거죠.
잠든 내 이마를 쓸어내리던 할머니의 손길,
광화문의 계절이 바뀔 때마다 찾아갔던 카페에서 우리가 마셨던 봄 여름 가을 겨울,
모래사장 한 가운데에 누워 밤바다 소리를 들으며 바라봤던 수많은 별들,
택시에서 우리가 처음 손을 잡았던 날.
영원하지 않지만 내가 그 순간을 사랑하니까.
내가 그 기억을 놓지 않는 한, 그 순간은 영원할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