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艺人
Ninaian
语种
韩语
厂牌
KT Music
发行时间
2010年07月08日
专辑类别
录音室专辑

专辑介绍

장르 락

스타일포스트 락 (Post-Rock) , 인디 (Indie)

기약없는 여정, 혹은 짧은 항해를 위한 전주곡

'우리는속옷도생겼고여자도늘었다네'의 기타연주자

박현민의 첫번째 프로젝트 n i n a i a n 의 [for a little cruise]

많은 이들의 '손짓'을 뒤로하고 뜨거운 '안녕'을 고했던 우리는속옷도생겼고여자도늘었다네(이하 '속옷') 출신의 기타연주자 박현민이 곧 n i n a i a n이다. 불싸조의 두 번째 앨범을 프로듀스한 직후 그는 정말로 불현듯 캐나다 유학길에 오른다. 이후 그가 한국에 돌아오기 직전까지는 대부분 거의 연락이 닿지 않았다.

[for a little cruise]는 속옷 활동 직후 캐나다에서 사운드 엔지니어링을 공부하고 한국에 돌아온 박현민의 첫번째 '셀렉트 워크'이다. 이미 캐나다에 있을 때부터 이번 앨범의 작업은 진행 중이었으며, 이는 한국에 들어와서도 이어졌다. 이것은 그가 속옷 이후 만들어 온 작업물들을 모아놓은 편린들로 구성되어 있는데, 거칠게 말하자면 그러니까 속옷 이후의 생활을 담은 음악인생의 포트폴리오이기도 하다. 보통 처음부터 '작품'이라는 개념을 정하고 시작하는 앨범들과 이런 방식의 '셀렉트 워크' 형태의 '컨셉앨범'은 청자로 하여금 약간은 다른 정서를 주곤 하는데, 이런 개인적인 작업물들은 더욱 수월한 감정이입을 가능케 끔 만드는 힘을 가지고 있다.

당연한 얘기지만 속옷보다는 훨씬 스스로의 취향에 더 닿아있다. 자신의 색깔이 담겨있는 소스/샘플의 사용이 그렇고 곡에 두드러지는 과감한 생략의 경우, 밴드음악에서는 볼 수 없는 종류의 어레인지일 것이다. 다양한 이펙팅과 샘플들 사이로 흩뿌려지는 어둡고 푸른 공간감, 등대의 빛을 소리로 형상화한 듯 전개되는 하모닉스, 여전히 훌륭한 멜로디 구성과 모스 부호와도 같은 시그널/노이즈 등이 균등하게 배치되어 있다. 감상하면서 속옷의 어떤 부분이 그의 취향에서 왔는지를 체크해볼 수도 있겠다.

희뿌연 하모닉스, 백워드 노이즈의 긴장감 사이로 후반부의 무게감있는 전개가 아름답게 흩뿌려지는 [only moment spent within you]로 앨범이 시작된다. 누군가의 다이얼로그를 바탕으로 마치 타잎(Type) 레코드의 아티스트들의 음악을 듣는 듯한 불길한 피아노 연주, 그리고 슬픈 기타 멜로디가 한데 어우러진 [little cruise], 끊어지지 않고 곧바로 전개되는 기타와 피아노의 앙상블이 더욱 감정을 고양시키는 [walking on moon beams] 등의 곡으로 초반부가 진행된다. 알 수 없는 클래식 트랙의 루핑에 이어 느리고 낮게 유영하고, 가끔씩 차갑게 울부짖는 [the earth harmonics], 마치 샘플링처럼 사용된 여성 보컬의 질감이 이색적인 비교적 밝은 색깔을 가진 [get a load of the smell of the dead man] 등의 곡들이 무심하게 지나간다.

한음 한음을 짚어내는 피아노, 그리고 바람소리와 함께 갑자기 밀려드는 기타가 감동을 선사하는 [sun sun sun], 실험과 서정미 사이에서 아슬아슬하게 줄타기하며 희미하게 작렬하는 –핑크 플로이드(Pink Floyd)의 노래 제목을 연상케 만드는- [wish i were here without you]를 끝으로 이 '컨셉앨범'이 마무리된다.

사실 국내에는 크게 비교할만한 아티스트들이 없는데, 흔히 언급되어지는 포스트록, 일전에 인용하기도 했던 타잎 레코드의 뮤지션들을 바탕으로 한 일련의 모던 컴포지션, 그리고 아름다운 엠비언트/노이즈에 관심있는 사람들에게 필청되어질만한 앨범이다. 사운드트랙/오리지널 스코어를 연상시키는 부분들 또한 있는데, 실제로 몇몇 테마를 바탕으로 드라마틱한 정서를 표출하는 부분들은 영화의 오리지널 스코어의 성격에 더 닿아있기도 하다.

브라이언 이노(Brian Eno)의 [Music for Airports]를 실제로 몇몇 사람들이 공항에서 듣곤 했는데, 모 그냥 저냥 괜찮았다고 한다. 아무튼 이번 앨범의 경우 역시 마찬가지로 당신이 배를 타게 된다거나, 혹은 물가를 노닐 때 좋은 '엠비언스'를 조성해 줄 지도 모르겠다. 물론 이 두 앨범들 모두 딱히 이런 '기능성'을 처음부터 염두해두고 만든 것 같지는 않다만 특정장소에 대한 심상은 오히려 더욱 명확해지는 부분들이 있다. 간간히 음반에서 들리는 자연환경을 담은 엠비언스는 오히려 현재 항해를 할 수 없는 사람들에게 더 위안이 되는 무드를 만들어 줄 수도 있겠다. 푸른빛의 침잠(沈潛)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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