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히, 보사노바 싱어송라이터
길고 긴 베이스 연주자로서의 시간을 거쳐 보사노바 싱어송라이터로 변모한 그녀
밴드 ‘잠’ ‘99’ ‘Tudo de Bom(뚜두 지 봉)' 등의 인디 밴드에서 베이스를 연주하던 소히는 2005년 돌연 솔로 뮤지션으로 데뷔, 오랜 기간 숙원 해왔던 노래하는 사람이 되고자 기타를 연주하게 된다. 그 당시 그녀를 매료시킨 브라질 음악은 치밀하고 멜랑콜리한 멜로디와 살랑거리는 리듬이 아름답게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자신의 본명 ‘소희’가 브라질 말로 ‘미소 짓다’라는 뜻이라는 것을 알게 된 그녀는 음악인으로서의 삶에 ‘소히 sorri’ 라는 이름을 쓰기로 결심한다. 드디어 2006년 1집 앨범 를 발표, 보사노바와 팝, 재즈의 선율이 가득한 수록곡들은 라디오와 광고 등의 매체로부터 꾸준히 사랑 받는다. 그리고, 1집 활동이 끝날 무렵 한국 대중음악상 시상식장에서 만난 프로듀서 이한철의 제의를 받고 새 앨범 제작을 시작한다. 오랜 기간의 조우를 거쳐 탄생한 두 번째 앨범 에 대해 알아보자.
소히, 2번째 앨범 MINGLE
진정한 멜팅 팟을 위하여
김현철(대중음악가): 보라! 소히가 미소 짓고 있다.
루시드폴(대중음악가): 소박하고 따뜻하게 건네는 남미의 햇살 같은 노래들
박창학(작사가/음악평론가): 무슨 일이건 스스로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는 사람은 행복해 보인다. 소히의 음악을 듣고 있으면 바로 그 이름처럼 가만히 미소 짓는 그녀의 모습이 떠오르는 것은, 그녀도 아마 정말 좋아하는 음악을 하고 있기 때문이리라. 행복한 그녀가 들려 주는 노래에는 그래서 듣는 사람도 조금 더 행복하게 해 주는 알 수 없는 힘이 있다.
성기완(시인/대중음악가): 리듬에는 몸이, 멜로디에는 마음이 출렁인다. 기쁨, 슬픔, 브라질과 힙합, 일렉트로 비트. 소히가 아니면 누가.
하림(대중음악가): 봄날 키보다 조금 낮은 담벼락을 따라 난 길을 걸으며 살짝살짝 보이는 담 너머가 궁금한 기분
‘밍글 mingle’은 사전적 의미로 ‘섞다, 혼합하다, 교제하다’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 인종적으로나 문화적으로나 진정한 ‘도가니 Melting Pot’ 라 할 수 있는 브라질은 그녀에게 혼합과 혼용의 가능성을 열어주었다. 또한, 그 동안 소히가 접해왔던 수많은 음악장르의 영향을 이번 앨범으로 표현해 보고자 한 의지가 담긴 앨범 타이틀이라 할 수 있다.
이번 앨범은 카피곡 위주의 보사노바 앨범에서 벗어나 직접 작곡한 보사노바, 삼바 곡들을 통해 브라질음악과 한국가요의 만남을 꾀했다. 그리고 브라질 팝음악 MPB의 영향으로 더욱 세련된 팝 사운드를 구현해 내기도 했다. 깊은 사유를 좋아하는 그녀는 부조리와 사랑, 사람과 감성에 대해 말한다. 모순된 인간의 마음을 풍자한 더 이상 볼 수 없는 사람을 그리워하는 애절한 보사노바 곡 일렉트로닉과 보사노바의 감성으로 사랑을 노래한 , [Re-Love] 90년대의 감수성으로 팝적인 곡에 사회비판적인 가사를 담은 [Boa Tarde] 까지.. 사색적이지만 리듬과 멜로디를 저버리지 않는 곡들이 편안하고 따뜻한 목소리로 전달된다.
보사노바(Bossa Nova)란?
한국의 리사오노, 보사노바 가수 소히
보사노바는 ‘새로운 경향’ 이란 뜻. 삼바의 복잡한 리듬에서 가장 기본적인 원형만 남기고 깎아내어 다른 종류의 비트를 만들어낸 것이다. 보사노바는 세련되고 단순하게 표현되며 비범한 화음과 싱코페이션(당김음)으로 가득 차있으며, 때때로 다른 악기들이 보사노바에 연주되기도 하지만 기타 한대로 연주될 때가 가장 이상적이다. 1950년대 중반 리우데자네이루에서 ‘톰 조빔 Tom Jobim’ 의 곡과 ‘조앙 질베르토 Joao Gilberto’ 기타 연주가 만나 탄생한 보사노바. 이후로 미국에서 큰 인기를 얻으며 재즈음악의 영구적인 한 부분이 되었고, 지난 수십 년 간 셀 수 없는 재즈, 팝 뮤지션들이 보사노바의 리듬과 멜로디, 하모니, 질감들을 그들의 음악에 집어넣었다. 한국에서는 조덕배의 그대 내 맘에 들어오면은, 김현철의 춘천가는 기차 등의 곡들이 보사노바를 선보였고, 최근에는 리사오노Lisa Ono 가 대중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에피소드
음악으로 미소 짓는 그녀
사람들을 미소 짓게 할 그녀의 음악
-1집 의 타이틀 곡 ‘앵두’는 가수 신해철의 ‘고스트네이션’에서 한 시간 내내 무한 반복되며 방송된 일이 있었다. 신해철은 ‘시대를 잘 못 타고난 가수’라 소히를 칭하며 90년대에 활동했다면 대성했을 앨범이라고 극찬했다.
-어릴 적 고무줄놀이 대신 동네 친구들과 노래 대결을 펼치며 놀았던 그녀는 사춘기 시절 흑인 음악에 심취, 여러 기획사의 문을 두드려 합격했으나 덜컥 겁이 나 포기. 하지만 그 시절의 꿈이 이렇게 싱어송라이터로서 실현되다.
-음악 하는 덕에 해외도 나가 본 그녀. 프랑스 파리 Calm Festival, 스톡홀름 Korea Film Festival에서 보사노바와 한국적 색체가 혼합된 곡들로 공연하다. 스웨덴 주재 한국대사가 다음 초청을 기약하기도..
곡소개
1. 좋아
빠른 움직임으로 살랑거리는 보사 리듬이 사랑스러운 곡.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서로를 진심으로 이해하게 되는 연인에 대한 상상력이 담겨 있다.
2. 산책
프로듀서 이한철이 곡을 쓰고 소히가 가사를 붙인 아련한 보사노바. 탁월한 송메이킹에 시적인 가사가 잘 어우러진 곡이다.
3. 그럼 그렇지
발랄한 분위기의 곡이지만, 환경에 쉽게 휘둘리는 현 세태를 풍자한 곡이다. 현대적인 비트에 보사노바 스타일의 기타가 어우러진 일렉트로닉 팝 곡.
4. 거짓말
퍼커션과 풍성한 서브보컬의 차용으로 한국에서 구현하는 브라질 삼바의 분위기를 한껏 드러내고 있다.
5. 집으로 가는 길
봄과 여름 사이. 하루 일을 마치고 돌아가는 저녁 길의 풍경을 만끽하는 행복한 마음을 보사노바 리듬으로 표현한다.
6. 짜릿한 입맞춤
오래된 연인이 다시금 짜릿한 사랑을 갈구하는 감정의 변화를 미니멀한 일렉트로닉 보사로 귀엽게 담아냈다.
7. Boa Tarde
Good Afternoon의 포르투갈어. 낮 시간에 끊임없이 반복되는 보험, 장례 광고에 대한 의문과 비판을 다운비트와 따뜻한 멜로디로 담아냈다.
8. Re-Love
이한철과 소히의 공동 작품. 오래된 연인이 방황 끝에 결국 제자리로 돌아오는 내용을 담고 있는 애시드 재즈풍의 곡.
9. 강강수월래
한국적 감수성의 민요조의 곡에 락 적 요소가 가미된 곡. 강강수월래의 이미지에서 모든 것을 공유하는 모습의 모티브를 얻었다. 첼로의 동양적 선율이 색다름을 더한다.
10. 비온 뒤
보사노바 기타와 자진모리 장단의 조화. 비온 뒤의 상쾌한 느낌을 ‘울음’으로 은유했다.
11. 나나나
보사노바로 시작해 아프로 쿠반적 향취를 풍기는 곡. 일본 위안부 관련 다큐멘터리에서 할머니의 인터뷰를 보고 동기를 얻어 슬픔을 노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