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tlatch [The Sign] (2012)
[The Sign]에서 포트래치(Potlatch)는 본인 사운드의 특징이었던 묵직하고 어두운, 주술적인 다운비트의 느낌을 간직한 채 현 Elec. Music Scene의 주류 장르로 떠오르고 있는 덥스텝(dubstep)의 요소를 한껏 받아들였다. 처음 포트래치의 음악을 만나는 리스너에게 [The Sign]은 본격적인 덥스텝을 접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반면 조금은 낯선 첫인사를 하게 될 기존 포트래치의 팬들은 한층 강렬해진 비트와의 첫대면을 넘기고 나면 손가락이 아닌 그가 가리키고 있는 달을 볼 수 있을 것이다.
1.Isle과 3. Albatros에서 그만의 어둡고 주술적인 사운드스케이프(soundscape) 안에 묵직한 덥스텝 비트와 베이스가 절묘하게 자리하며 앨범 전체의 방향을 소개한다. 덥스텝의 장르적 유희를 강하게 따른-마치 클럽의 사운드 시스템의 내구도를 시험하기 위한 듯한-거친 베이스가 인상적인 2.Grip과 7.The Shift, 9.Rabbit Battle을 거쳐 덥스텝의 핵심 요소라 할 수 있는 와블 베이스(wobble bass)를 마치 기타(guitar)와 턴테이블의 스크래치(scratch)처럼 재치있게 풀어낸4. Wobble Blues와11. Groggy March, 특유의 샤머니즘적인 엠비언스(ambience)를 그려내는 6.Glass Chant, 조각조각의 효과음과 멜로디들이 비트 위를 떠다니며 묘한 조화미를 불러 일으키는 5.Trail과10. Final Ralley, 8.Machine's Breath까지..
[The Sign]은 주류를 자신의 것으로 비틀어 재해석하며 그 가능성을 제시하고, 동시에 본인의 음악적 영역을 확장하려는 자유로운 도전의 산물이다. 해외에서도 덥스텝의 사운드적인 특성에서 오는 한계를 넘기위한 다양한 시도가 보여지는 지금, 이 앨범이 가지는 의미가 더 크다. [The Sign]이 한국 언더그라운드 음악계에, 또한 리스너 개개인에게 불러일으킬 묵직한 파장의 징조(sign)가 될 것이다.
글쓴이: Ganeda(Size of fullbi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