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나믹듀오 8집 < GRAND CARNIVAL >
다이나믹듀오의 8집 < GRAND CARNIVAL >은 ‘모두'의 이야기다. 15년째 달려온 그들의 개인사를 다루면서도 모두의 감정을 관통하는 ‘공감’의 결과물이기도 하다. 심오한 인생의 교훈이나 묵직한 메시지를 전하고자 하는 게 아니다. ‘요즘 어때?’하고 주고받는 흔한 말처럼, 소소한 일상 속에서 발견한 것들의 기록이다. 뮤지션으로 살아가며 느끼는, 누구나 거쳐가는 질문들에 대한, 지금의 위치에서 답할 수 있는 솔직한 이야기.. 조금은 개인적일 수도 있는, 그래서 더 깊은 공감을 주는 새 음악이다. 성공을 위해서만이 아닌, 그저 좋아하는 일을 하기 위해 겁 없이 부딪혀간 과거와 현재의 기록이기도 하다. 어쩌면 지금이 아니면 들려줄 수 없는, 오직 다이나믹듀오만이 할 수 있는 음악인 것이다. 결국 최자 개코, ‘둘'이 만들어낸 ‘하나’의 이야기다.
8집은 15년의 긴 시간을 압축해 하나의 시간으로 전달한다. 그것은 소박한 자기고백이자, 세상의 관찰자적 시선에서 바라본 결과물이다. 지코, 딘, 크러쉬, 프라이머리, 버벌진트, 리디아 팩, 피제이 등 실력 있는 피처링진과 프로듀서들이 대거 참여했지만, 그보다 주목 받아야 하는 점은 과장되지 않은 솔직함에 있다. 화려한 타이틀은 잠시 내려놓고 접근한 음악들은 그들의 진솔함에 대한 범위가 어느 정도였는지를 증명한다.
앨범의 포문을 여는 ‘옥상에서’처럼, 다이나믹듀오는 ‘옥상’이란 위치에서 과거와 현재를 회고한다. 남들처럼 성공도 꿈꿔봤고 슬럼프를 겪으며 해답을 구하기도 했다. (‘J.O.T.S.’) 또 ‘도돌이표’에서 노래하듯, 겉은 화려해 보이지만 무대 아래에서는 모두가 어쩔 수 없이 똑같은 인간임을 강조한다. 이처럼 앨범을 연결하는 좌절과 극복, 희망, 사랑에 대한 감정은 수록곡들을 한데로 묶여 점점 선명해진다. 그것은 진정성 있는 날 것의 얘기를 담았기에 가능한 일이다. 애써 위로하지 않아도 담담하게 마음을 파고들자, 그 감정은 그대로 전달된다. '결국 타이틀곡이 필요해 / 사랑얘기 멜로디 확 꽂히는 후렴 범벅은 전국구로 가는 흥행공식 / 차라리 모르는 게 약인데 / 대충 알 것 같아서 자꾸 병드는 기분 15년째’(‘타이틀곡’中) 이렇듯 진솔한 노랫말은 울분에 힘을 보탠다. 그것은 목청껏 소리내지 않아도 동시에 전달되는 그들의 솔직한 속내인 것이다.
사소하면서도 깊이 있는 공감의 얘기를 들려주지만, 8집의 또 다른 가치는 협업을 통한 발견에 있다. 다이나믹듀오는 이번 앨범을 다른 프로듀서의 비트로만 가득 채웠다. 다이나믹듀오와 프로듀서, 피처링 아티스트간 비중을 균형 있게 정리해 보편적인 정서를 그려낸 점은 인상적인 감상 포인트다. 다이나믹듀오는 다양한 비트 안에서 묵직하게 균형을 잡거나, 잠시 주도권을 내려놓고 시스템 안에 섞이듯 존재한다. 다이내믹한 무브 안에서도 침착하게 흐름을 이끄는 건 온전히 이들의 역량 덕분. 결국 둘의 목소리는 자유분방하면서도 비트의 세밀한 밀도 안에서 탁월한 균형감각을 뽐낸다. 흔하지 않은 재료로 일상을 풀어냈고 익숙한 주제로 색다른 변주가 가능하게끔 했다.
세상을 살면서 누구나 인생의 변곡점을 여러 번 지난다. 하지만 그 순간 자신이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천차만별 달라진다. 벌써 15년째 꾸준히 내공을 겹겹이 쌓아 올린 다이나믹듀오의 8집은 그런 의미에서 또 다른 가치를 갖는다. 늘 스스로 변화의 길을 걷고자 했고, 결국 아무 것도 변한 것은 없다고도 했다. 베스트셀러가 꼭 A급 책이라 할 수 없듯이 진정한 가치는 ‘공감’에 있다. 히트곡에 공통적인 질서나 규칙이 있다 하더라도, 진짜 감동과 공감을 주는 음악은 결국 가치를 인정받는다. 모두가 기억하는 다이나믹듀오는 오랜 시간 국내 힙합씬을 지켜온 원톱 그룹이다. 한쪽에서 마이크를 잡고 랩을 쏟으면 다른 한쪽에선 약속한 듯 추임새가 따라붙는다. 대중과 평단을 고루 만족시키는 최자 개코의 팀플레이는 독보적인 그들의 영역이다. 그들 고유의 캐릭터는 생생한 내러티브를 들려주며 더욱 단단해지고 있다. 이제 새로운 다이나믹듀오를 기억할 차례다.
- 다음은 다이나믹듀오가 직접 작성한 앨범 수록곡 소개
음악 활동을 시작한 이후 음악에 대한 회의감이 들 정도로 많은 일들이 있었다. 모든 것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휴식이 필요해 공백기가 길어졌고, 그 기간 동안 다시 에너지를 비축해 작업을 조금씩 시작했다. 8집은 작업하는 과정 자체가 다이나믹듀오 스스로에게 힐링이 되었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 있는 앨범이다. 우리의 일상이 일기처럼 기록되어 있다. 그것은 지금 우리가 느끼는 것들이 담긴, 다이나믹듀오의 '현재'라고 할 수 있다.
8집 전곡은 외부 프로듀서들과 작업했다. 지금까지 해 온 음악과는 좀 다른 스타일을 시도해보고 싶었고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아서 가사작업에 좀 더 집중하고 싶기도 했다. 감각적이며 좋은 비트를 만드는 프로듀서들과의 협업을 통해 새로운 작업물을 이끌어내 보고 싶었다.
1. 옥상에서
Produced by MGFC (Jun Beck & Deepfry), dynamicduo
Lyrics by dynamicduo
Arranged by MGFC (Jun Beck & Deepfry)
Hook composed by gaeko
Chorus by dynamicduo
Keyboards & bass by Jun Beck
Vibraphone by John Bell
Recorded by dynamicduo at Gaejaksil, 오단영 at amoeba studio
Mixed by 박경선 at Boostknob
지금 현재의 상황과 감정에 대한 이야기. 옥상이란 곳이 다이나믹듀오에게는 현재 우리의 위치를 나타내고 있는 공간 혹은 높이라고 생각한다. 여기까지 올라오려고 노력했던 것들에 대한 회의감도 들지만 음악을 계속 해나갈 것이고, 15년 음악생활에 대한 빛과 그림자 같은 것들을 가사로 표현한 노래다. 음악을 시작했을 때 옥상에서 작은 스피커를 가지고 연습했던 때를 회상하며 그 시절과 지금 옥상에 섰을 때의 기분이 다른 것을 표현하고 싶었다. 그 때의 우리와 지금의 우리가 다른 것을 인정하지만 또 다른 그림을 그려나갈 것이며 발전해 나갈 것이라는 의지 또한 담겨있다. 신진 프로듀싱 팀 MGFC팀과 작업한 곡.
2. 요즘어때? feat. DEAN
Produced by GroovyRoom, dynamicduo
Lyrics by dynamicduo, DEAN
Arranged by GroovyRoom
Hook composed by gaeko
Chorus by DEAN
Recorded by gaeko at Gaejaksil, 배소윤 at Velvet studio
Mixed by 고현정 at Musicabal
제목 그대로 '요즘 어때?'라고 물어봤을 때 할 수 있는 이야기들을 담았다. 공백기 동안 사람들이 가장 많이 한 질문이기도 하다. 우리가 흔히 쓰는 질문인데, 굉장히 무심하기도 하지만 그 안에 많은 이야기가 숨겨 있는 문구라고 생각한다. 힘든 일이 있었지만 앞으로 계속 달려갈 것이고, 다시 열심히 해보겠다는 각오가 담겨 있다. 이 트랙을 만들면서 앨범 작업에 대한 동기부여가 많이 되었다. 신진 프로듀서 GroovyRoom이라는 2인조 팀과 작업한 트랙이고, 개리를 통해 소개 받았다. 실력 좋고, 음악적 완성도도 높다. 또한 딘이라는 아티스트와 작업을 했는데, 신선한 멜로디 메이킹이라던지 통통 튀는 아이디어를 가진 젊은 감각의 아티스트이다. 이 게임에 숙련된 선수 둘과 막 시작한, 치고 올라오는 빛나는 루키와 함께 한다는 점에서 곡 자체가 재미있는 구도를 형성하게 되었다.
3. J.O.T.S. feat. nafla
Produced by Deepfry, dynamicduo
Lyrics by dynamicduo, nafla
Arranged by Deepfry
Hook composed by nafla
Scratch by DJ hood
Recorded by gaeko at Gaejaksil
Mixed by Jimmy Douglass at Magic Mix Room – Miami, Mixing assisted by 고현정 at Musicabal,
Mixing coordinator 정상진, Assistant coordinator 김경환 at town media networks
"J.O.T.S. feat. nafla" contains elements from "Turn Down The Sound" (Adrian Younge, Loren Oden).
Published by Sony/ATV Allegro, Linear Labs. Licensed by Linear Labs. Used by permission. All rights reserved.
어떠한 일을 오래 하다보면 찾아오는 슬럼프. 그것을 극복하는 과정과 어떻게 극복할지에 대한 고민을 적극적인 느낌으로 표현한 곡이다. nafla 라는 LA 기반으로 활동하는 유명한 래퍼와 작업했는데, 비트를 듣자마자 이 친구가 생각나서 비트를 보냈고, 하루만에 녹음을 해서 보내왔다. 랩스타일도 특이하고, 다이나믹듀오가 원래 하던 방식들과는 많이 다른 훅메이킹을 해서 굉장히 신선했다. 질리지 않고 오래 들을 수 있는 노래라고 생각한다. 스크래치는 DJ 후드라는 스크래치 DJ 중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DJ와 함께 했다. 이 곡은 특별히 세계적인 엔지니어 지미 더글라스와 고현정 기사가 공동 믹싱했다.
4. 타이틀곡 feat. 버벌진트
Produced by GroovyRoom, dynamicduo
Lyrics by dynamicduo, 버벌진트
Arranged by GroovyRoom
Hook composed by gaeko
Chorus by dynamicduo
Recorded by gaeko at Gaejaksil, 박재현 at ARK studio
Mixed by 임승현 at ark sound
매 앨범마다 하고 싶은 음악을 하고, 좋은 음악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표현하는 방식에 있어서 새로운 것을 하고 싶고, 사회적인 편견을 떠나서 예술적으로 표현하고 싶은 것을 하고 싶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지금 가지고 있는 것들을 지키고 싶은 마음, 혹은 명성과 이미지 유지, 성공한 삶이 주는 안락함 등을 잃기 싫다는 마음도 공존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언제나 앨범의 타이틀곡을 만들 때는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된다. 우리 또한 15년간 얻은 타이틀곡에 대한 노하우가 지금 우리를 병들게 하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의문점에서 출발했다. 그리고 이번 앨범 중에서 음악 씬에 대한 자기 성찰을 하며 가장 가감 없고 솔직하게 랩을 한 트랙이라고 생각한다. 같은 15년차 뮤지션 버벌진트가 마지막 벌스를 장식해 주었는데 무질서 속에서도 균형이 맞는 트랙이다.
5. 꿀잼
Produced by PEEJAY, dynamicduo
Lyrics by dynamicduo
Arranged by PEEJAY
Hook composed by gaeko
Chorus by gaeko, Hoody
Guitar solo by 정유종 (Daybreak)
Recorded by gaeko at Gaejaksil, Hoody at Brown dots Workroom
Mixed by Jimmy Douglass at Magic Mix Room – Miami, Mixing assisted by 고현정 at Musicabal,
Mixing coordinator 정상진, Assistant coordinator 김경환 at town media networks
2년 전부터 스케치를 시작했던 곡으로 피제이와 함께 프로듀싱했다. 친구와 연인 그 사이에 있는 관계, 잘 되어가는 남녀가 평일에 만나 술 한 잔도 하고 기분 좋은 밤, 오늘 선을 넘게 될 것 같다는 감정선을 그렸다. 연애할 때 밀당에서 느껴지는 두근거림 같은 무드의 곡이다. 이 곡도 'J.O.T.S.'와 마찬가지로 특별히 믹스 작업을 지미 더글라스와 고현정기사가 공동 작업으로 진행했다. 사운드적으로 새로운 시도를 한 곡이어서 듣는 재미가 있을 것 같다. 여자 코러스는 신예로 떠오르는 후디와 함께 했고 곡의 분위기를 더 상쾌하게 만들어 주었다.
6. 야유회 feat. 지코(ZICO)
Produced by 차승규, dynamicduo
Lyrics by dynamicduo, 지코(ZICO)
Arranged by 차승규
Hook composed by gaeko
Recorded by gaeko at Gaejaksil
Mixed by 고현정 at Musicabal
우리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에 반하는 내용을 담았다. '얼마든지 야유해라. 우리는 개의치 않고 우리의 길을 갈거다. 남들 보면서 이래라 저래라 누가 더 잘하네 마네 비교하는 그런 사람들은 평생 그 자리에 머물러 있을거다. 우리에게 관심 가져줄 수록 우리는 더 덩치가 커지고 성장한다.'라는 주제를 표현하였다. 슈프림팀의 '땡땡땡'을 프로듀싱한 차승규 프로듀서와 처음 호흡을 맞춘 곡으로 남성적이면서 힘있고 파괴적인 비트읭 곡이다. 또한 지코와 함께 작업했는데 지금 가장 날이 서있고 감각이 좋은 아티스트라고 생각한다.
7. 있어줘 feat. Lydia Paek
Produced by Crush, Stay Tuned, dynamicduo, Lydia Paek
Lyrics by dynamicduo, Crush, Lydia Paek
Arranged by Crush, Stay Tuned
Hook composed by Crush, Lydia Paek
Chorus by Crush, Lydia Paek
Bass by 유정균
Recorded by gaeko at Gaejaksil, Stay Tuned at Velvet studio, 오단영 at amoeba studio
Mixed by Stay Tuned at Velvet studio
지금 가장 핫한 가수이자 프로듀서인 크러쉬, 또 항상 그와 함께 작업하는 프로듀서 스테이튠드, 여기에 리디아 팩까지. 드림팀이 참여한 러브송이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하는 이야기로, 불행과 영광의 순간 모두 함께 있어준 연인에 대한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자 했다. 세련된 스타일의 곡으로 또 다른 새로운 시도를 한 트랙이다.
8. 도돌이표
Produced by MGFC (Jun Beck & Deepfry), dynamicduo
Lyrics by dynamicduo
Arranged by MGFC (Jun Beck & Deepfry), 임현제 (혁오)
Hook composed by gaeko
Keyboards & Bass by Jun Beck
Guitar by 임현제 (혁오)
Chorus by gaeko
Recorded by gaeko at Gaejaksil
Mixed by 박경선 at Boostknob
지금 다이나믹듀오의 현재를 가장 잘 보여주고 있는 노래라고 생각한다. '도돌이표'는 앨범을 관통하고 있는, 전체 주제 및 콘셉트를 감싸고 있는 음악이다. 겉은 화려해 보이지만 무대 아래로 내려온 우리의 화려한 모습 이면의 진솔한 모습들, 윤택한 삶을 살고 있을거라고 생각하지만 누구나 다 똑같은 인간의 모습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표현했다. 앨범 전체에서 보여주고 싶은 키워드들이 가장 많이 들어 있는 노래다.
9. 주민신고 feat. SWAY D
Produced by SWAY D, dynamicduo
Lyrics by dynamicduo, SWAY D
Arranged by SWAY D
Hook composed by gaeko
Recorded by gaeko at Gaejaksil, Masstige at Hollow.C soundz
Mixed by 고현정 at Musicabal
무대에서 공연할 때 재미있게 공연할 수 있는 무드의 곡으로, 몽환적이면서 남성적이고 파괴적인 비트의 트랙이다. 영화 '매드맥스'의 키워드 및 메타포를 담고 있고, 주민신고가 들어올 때까지 미친 듯이 놀아보자는 내용을 담았다. 스웨이디라는 신예 프로듀서와 함께 작업한 곡.
10. 먹고하고자고
Produced by Gray, dynamicduo
Lyrics by dynamicduo
Arranged by Gray
Hook composed by gaeko
Chorus by gaeko
Recorded by gaeko at Gaejaksil
Mixed by Gray
처음 시도하는 아주 솔직한 19금 이야기. 예술과 외설 사이에서 적절히 줄다리기한 트랙이라고 생각한다. 소리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프로듀서 그레이와 작업한 곡이다.
11. 겨울이오면
Produced by Primary, DJ tomo, dynamicduo
Lyrics by dynamicduo
Arranged by Primary
Hook composed by choiza
Chorus by gaeko
Recorded by gaeko at Gaejaksil
Mixed by 임승현 at ark sound
전체적인 분위기와는 조금 다른 무드의 곡이지만 앨범을 마무리하는 트랙으로 적합했다. DJ 토모와 함께 협업하는 과정에서 아주 만족스러운 음악이 나왔고, 이를 프로듀서 프라이머리가 재구성하여 느낌을 더욱 극대화시켰다.